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07년 여름, 승민씨와 나, 상돈이 우리 세 명의 인연은(고생길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최대한 빨리 우리의 서비스를 세상에 내 놓고 싶어 좀이 쑤셨던 우리는 하루

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당시 제대로 팀이 다 꾸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무실이란건 꿈도 꿀 수 없었고, 셋 다 학생신분이었던지라 당장 어디서 만나 이야기 할 것인지부터가 우리에겐 큰 문제였다. 셋이 만나 이야기하며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경제적 부담이 되었던 시절이었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점심시간만 되면 3500원짜리 순두부찌개와 4000원으로 올라버린 제육덮밥 사이에서 침을 꼴깍 삼키며 아껴야 잘산다를 외치고 있다.) 그래서 해장국 집에서 밥을 먹고 그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6시간을 계속해서 이야기했던 적도 있고,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도 시키지 않고 하루 종일 이야기하며 아르바이트 생에게 눈치 받던 기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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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거나 현실은 냉혹한 것! 꿈은 미래여도 밥값과 차비는 현실이어라~! 생활비라도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각자 나름의 일을 하며 서비스를 만들어 갔다. 기획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돈을 벌기 위해 상돈이는 계속해서 과외를 해야 했고 (그러나 상돈이가 이야기 했듯이, 돈이 많이 급했던 당시에 녀석은 왕복 시간만 3시간인 곳으로 한여름에 땀을 흘려가며 20만원 짜리 초등학생 과외를 다녔던 적도 있다.) 나 또한 전화 영어 회화 아르바이트(“헬로우~? 쏼라 쏼라 블라블라~) 등 여러 곳에서 일을 해가며 서비스를 만들어갈 자금을 만들었다. 그렇게 정신 없이 7,8월을 보내고 우리는 또 한 번 새로운 가족들을 맞이하게 되었다.

 

승민씨를 만나기 전에 상돈이와 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편을 이용해 서비스를 구현해 줄 개발자를 찾아 다녔다. 웹 서비스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었고, 마땅한 인맥도 없었던 우리는 개발을 할 수 있을만한 분이라고 생각되면 무조건 이메일부터 보내고 전화를 걸었다. 아마도 그 때 우리가 만나 뵈었던 많은 개발자 분들 가운데서는 우리가 진짜 이렇게 일을 벌일 줄은 몰랐을 것이다. 어떤 분은 우리에게 서비스를 구현해 줄 테니 1500만원(털썩-_-)을 달라고 하시기도 했고, 말도 안 된다며 공부나 하라고 타이른 분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rukie 서비스가 대학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계속해서 크고 작은 현실의 장벽을 실감하며 이것들을 넘기 위해 노력해갔다.

그런 가운데 단 2시간 동안 우리의 아이디어를 흥미 있게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을 내리신 승민씨는 아마도 인연이 아니었을까? (물론 승민씨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마수에 걸려들었다고 하시지만요~ㅎㅎ) 아무튼 이 기회를 빌어 아무 것도 없었던 우리 둘을 믿어 주신 승민씨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Posted by 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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