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야생 드라마
아홉번째 이야기, 인연의 시작과 우연한 만남
호랭이~
2008. 7. 18. 12:42
이경내(Kenny2)
사람의 운명이 바뀌고, 인연이 시작되는 것은 대개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저 찰나의 시간이면 충분하고, 계획된 약속보다는 바로 1시간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만남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내가 주상돈, 이해진 두 사람을 만난 그 날 술자리도 그렇다.
내가 애용하는 구글 캘린더에 의하면 상돈씨과 해진씨를 처음 만난 날은 정확히 2007년 8월 29일 이었다. 이 날은 소프트뱅크에서 주최한 리트머스2 프로그램의 설명회가 있는 날이었다. IT 봉사와 여행 겸 해서 콜럼비아에 다녀온지 며칠 안 되어 적응 못하고 빈둥빈둥하던 차에 리트머스2 설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만나 뵙고 싶은 분이 있기도 하고 서울 구경 겸 해서 설명회에 참석했었다. 설명회가 끝나고 호프집에서 뒷풀이가 있었는데, 이 때 내 오른편에는 상돈씨가, 상돈씨의 맞은편에는 해진씨가 앉게 되었다. 이 때 둘의 첫인상을 굳이 이야기 하자면, 상돈씨는 범생이, 해진씨는 날라리...
그 곳에 모인 사람들 중에서 내 또래는 상돈씨와 해진씨가 유일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던거 같다. 두 사람은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서 리트머스2는 어떤 프로그램인지 궁금해서 참석하게 되었다고 했다.
둘이서 군대를 제대하고 창업을 준비한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경희대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들이 구성한 팀의 개발자도 경희대에 다닌다면서 ‘한승민’이라고 아느냐고 내게 물었다. 나와 같은 00학번에 컴퓨터공학 전공이라는데 나는 '아싸'였던 관계로 누굴 물어보았든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승민이에 대해 상돈씨가 주저리주저리 설명을 하는데 퍼뜩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작년에 MS에서 주최한 경진대회에서 수상을 해 캠퍼스 내에 현수막이 걸렸던 친구였다. 컴퓨터공학 전공에서 현수막이 걸린다는게 흔치 않은 일이라 유심이 보았던 기억이 났다.
그날 밤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두 사람이 개발자들을 영입하려고 이메일도 수 차례 보내고 학교로 찾아가기도 했다는 나름의 히스토리를 들으면서, 뭐랄까... 갑자기 내 본능 속에 숨겨진 '촉'이 발동했다고 해야할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돈씨에게서 이상한 느낌이 왔다.
'이 인간... 내가 아는 사람 같다...'